매 시즌 아냐 힌드마치가 선보이는 아기자기한 가죽 장식은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동시에 그만큼 지겹게 느껴지기 쉬운 디테일이다. 하지만 스웨덴의 전통 예술 기법인 쿠르비츠(Kurbits, 목각 인형과 가구 등에 사물을 평면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시즌 컬렉션은 그 단점을 보란 듯이 비껴갔다. 하트와 잎사귀, 잠자리 모양의 빳빳한 가죽 패치를 데칼코마니처럼 양옆 혹은 위아래로 배치한 외투, 또 비슷한 장식의 가방에서 어느 때보다 톡톡 튀는 매력이 느껴졌으니까. 그 밖에도 함께 등장한 노르딕 스웨터와 니트 점프수트, 큼직한 모피 칼라와 스톨은 매서운 추위에도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아냐 힌드마치 걸의 모습을 그려내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