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고혹적인 젠틀 레이디가 또 있을까! 하이더 아커만이 표현하는 로맨티시즘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재단한 테일러드 코트와 블랙 턱시도 수트로 대변되는 듯했다. 특히 블랙 니트 터틀넥과 청키한 몽골리안 양털 퀼로츠의 하모니는 한쪽 가슴을 노출한 채 프런트로에 당당히(!) 앉아 있는 니키 미나즈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이뿐인가. 건축적인 실루엣의 점프수트며 골드 필라멘트로 포인트를 준 페플럼 스커트 수트, 모노톤 팔레트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코발트블루 팬츠 수트 등 쇼에 등장한 룩은 한결같이 우아했다. 결론은? 피날레 장면을 보며 나도 모르게 ‘아름답다’는 말을 몇 번이나 중얼거릴 만큼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