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드믹스의 곡 ‘Sweet Dreams’의 멜로디가 쇼장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런웨이를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마이클 코어스의 여인들은 여느 때와 달리 사뭇 비장해 보였다(‘Sweet Dreams’의 가사를 곱씹어보시라). 이번 시즌 뉴욕 컬렉션에는 '여성과 평등’이라는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자주 등장했는데, 마이클 코어스 역시 이를 우아하면서도 우회적으로 컬렉션에 담아낸 듯 보였다. “나는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고 호사스러움과 방종을 포기하지는 않았죠.” 그가 이번 컬렉션으로 보여주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 알아채는 데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았다. 런웨이에 등장한 의상이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 이번 시즌만큼은 ‘강한 여성’이 코어스 우먼을 상징하는 젯셋 글래머의 자리를 대신했다. 사치스러운 모피, 파워풀한 스터드 장식, 블링블링한 소재와 디테일, 화려함을 극대화한 프린지 등으로 호사스럽게 치장한 의상들은 파워 숄더와 와이드 벨트가 만든 구조적인 실루엣에 농염한 관능미까지 더해 “진정한 올드 스쿨 글래머란 이런 것!”이라고 외치는 듯했다. 마치 잘 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라는 통념을 증명하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