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와 함께 밀라노에 작별을 고했던 필립 플레인이 떠들썩한 뉴욕 입성 신고식을 마쳤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늦은 밤에 열리는 그의 쇼(라고 쓰고 파티라고 읽음)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뉴욕 공립 도서관은 낮의 평온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시끌벅적하고 번쩍번쩍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인비테이션과 함께 기념품 가게에서 본 듯한 자유의 여신상 모형이 호텔로 배달됐을 때 짐작은 했지만, 역시 상상 초월의 스케일! 건물 전체에 필립 플레인의 아이코닉 모티프를 넣은 성조기를 투사했고, 자유의 여신상 복장을 한 여성들이 계단에 정렬해 있었으며, 엘비스 프레슬리를 코스프레한 남자들이 로큰롤 음악으로 흥을 돋우고 있었다. 런웨이에는 모피와 악어가죽같이 온갖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소재, 성조기와 달러 등 뉴욕과 미국을 상징하는 모티프로 장식한 70여 벌의 남녀 의상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스트리트풍 후디와 트레이닝팬츠부터 밍크 점퍼, 거대한 패딩, 크리스털 장식 컷아웃 드레스 등 다양한 아이템은 화려함의 최대치를 보여줬다. 그와 친분이 두터운 몇몇 VIP를 위한 쇼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