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니트 아카이브에 바치는 헌사 같은 컬렉션이었다. 물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랜 스트링거가 전통에 접근하는 방식은 결코 고루하지 않았다. 원숄더 튜닉과 바짓부리를 절개한 와이드 팬츠, 성글게 짠 스트레이트 핏 스커트는 길고 가는 실루엣을 만끽하기 충분했고, 방수 기능을 갖춘 나일론이나 은은한 체크 패턴의 울을 니트 안팎으로 매치해 극명한 소재 대비를 이룬 스타일링 역시 근사했으니까. 쇼가 끝나갈 무렵 연이어 등장한 플로럴 프린트와 아가일 패턴 니트 시리즈는 또 어떤가. 이는 아티스트 루시 오타의 미술 작품과 플리마켓에서 구입한 빈티지 의상을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