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버치는 이번 시즌 영화 <필라델피아 스토리> 속 캐서린 헵번을 뮤즈로 삼았다. 이 영화에서 캐서린 헵번이 연기한 ‘트레이시 로드’라는 인물은 우아하고 매력적이며,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필라델피아 상류사회의 여성. 지난 시즌 캘리포니아의 보헤미안에게 잠시 눈길을 돌렸던 토리 버치는 다시금 자신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상류사회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화이트 코트는 TB 로고를 금빛으로 수놓아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풍성한 보 블라우스에 체크무늬 팬츠로 클래식한 무드를 가미했다. 빈티지한 모피 코트 안에 우아한 A라인 실크 스커트와 부드러운 니트 톱을 입어 1930~40년대 스타일을 연출하기도 했다. 런웨이 내내 오만해 보일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토리 버치의 하이 소사이어티 걸들이 끊임없이 걸어 나왔고, 후반부에 이르자 한층 화려한 룩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드와 블루 컬러가 어우러진 비즈 장식 레이스 드레스, 자개 비즈를 수놓은 벨벳 코트, 벨트 라인에 크리스털을 장식한 블랙 점프수트 등 캐서린 헵번도 탐낼 법한 기품 있는 의상이 가득했다. 마치 2017년에 환생한 트레이시 로드를 만난 기분! 물론 더욱 세련되게 변신한 트레이시 로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