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가 비닐 소재에 주목했다. 그리고 조니 요한슨은 비닐이란 소재를 뻔하지 않게, 아크네 스튜디오답게 변형시켰다. 거대한 비닐 커튼 막이 걷히며 시작된 쇼는 처음부터 끝까지 광택 있는 룩이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 반짝이는 스웨이드와 가죽으로 만든 옷들은 얼핏 보면 진짜 비닐을 입은 듯 보였고, 조니 요한슨은 자칫 과감한 실험에 그칠 수 있는 이러한 옷들에 과일을 연상시키는 밝은색을 덧입혀 한결 실용적으로 완성했다. 특히 저지 소재를 꼬아서 플라스틱처럼 만든 소재의 변형은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싶을 만큼 인상적이었고,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오버사이즈 수트와 하이웨이스트 팬츠 역시 특유의 쿨한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