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빨리, 더 많이 힙해지는가’를 놓고 벌어진 패션계의 경쟁에 알베르트 크리믈러도 출사표를 던졌다. 다소 경직돼 있던 기존의 분위기를 과감하게 버리고, 맥시 드레스에 비비드한 크로스 백을 메는 등 신선한 시도를 보여준 것. 특히 레드 드레스에 베이스볼 캡을 매치한 룩은 당장 갖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정도이니 꽤 성공적인 시도인 셈이다. 그러나 알렉산더 지라드의 작품이라는 모티프에 과하게 충실했던 설치 작품과(캣워크 한편에서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시선을 강탈하는 인형들!) 프린트는 룩의 세련된 분위기를 반감시키며 아쉬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