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와 관계없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관철하는 브랜드는 대중에게 안정감을 준다. 레이 카와쿠보가 이끄는 꼼데가르송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 시즌 꼼데가르송의 쇼는 파리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진행됐다. 거대한 크기와 독특한 소재로 시선을 압도한 여러 개의 피스 가운데 가장 돋보인 건 엄청난 부피의 트위드 재킷과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이 인쇄된 드레스. 실용성 대신 보고 느끼는 예술로서 패션이 지니는 가치를 일깨웠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