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시즌의 혹평에 반기를 들고 싶었던 걸까? 이세이 미야케의 컬렉션은 한층 섬세해진 것처럼 보였다. 젊은 예술가들이 선사한 퍼포먼스와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자재로 늘어나던 팬츠, 걸을 때마다 역동적으로 물결치는 패브릭이 꽤 깊은 인상을 남겼으니 말이다. 아, 거대한 장막처럼 휘날리던 플리츠 소재의 화이트 드레스 역시 마찬가지. 그러나 그 뒤로 이어진 프린트 시리즈에서는 몇 가지 패턴이 의무적으로 등장한 느낌을 주었을 뿐 좀처럼 흥미로운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플리츠’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에 갇혀버린 이 브랜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