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달리 어딘가 장엄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루브르 박물관. 중세 유적이 보존된 이곳에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패션 판타지가 펼쳐졌다. 이번 시즌 쇼를 준비하며 아나크로니즘(anachronism, 시대착오)에 흠뻑 빠진 그는 18세기 중세와 현재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눈부신 자수로 뒤덮인 코트 아래 스포티한 러닝 쇼츠를 입은 첫 번째 룩이 이번 시즌 컨셉트를 한번에 말해주었고, 뒤이어 등장한 정교한 브로케이드 연미복과 드레스에도 액티브 웨어가 더해졌다. 모델들이 신은 모던하고 날렵한 스니커즈 역시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듯했다. 니콜라가 의도한 대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에 모두가 매료된 시간. 그가 패션계에서 사랑받고 칭찬받는 이유를 다시금 확인한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