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 드 도쿄 미술관에 모인 관객에게 검정 우비를 입게 할 때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할 수 있었다. 늘 패션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릭 오웬스는 매 시즌 선보이던 자신의 주특기, 모노톤의 구조적인 드레스를 쇼의 오프닝 룩으로 정했다. 쇼 중반부, 분수의 물줄기가 30피트 높이의 공중으로 솟아오르고 기괴한 웃음소리가 섞인 배경음악이 쇼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사각 조형물을 온몸에 붙인 약간은 기묘하고 우스꽝스러운 차림의 모델들이 런웨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나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릭 오웬스만이 할 수 있는 지극히 예술적인 형태의 그의 작품에 박수를 보냈지만 이러한 쇼피스가 리테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