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샤스의 컬렉션은 20세기 중반 파리에서 출발한다. 궁정에 만개한 꽃, 조르조 데 키리코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색감 대비, 인판테 스타일의 드레스와 로맨틱한 볼륨까지 어느 하나 그 시대에서 벗어난 것이 없었을 정도! 보통 한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디자인은 재현에 지나치게 충실할 위험을 지니지만, 델라쿠아는 지극히 동시대적인 컷아웃 디테일과 실루엣을 가미하며 이러한 우려에서도 완벽히 벗어났다. 레드 브라톱에 H라인 스커트를 받쳐 입은 룩이 그 대표적인 예. 넘버21에 이어 로샤스까지 성공적으로 이끈 델라쿠아가 선사할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