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마이어가 구현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에는 명백히 여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보테가 베네타의 여인들은 매 시즌 다른 방식으로 한결같이 우아하다. 이번 시즌 그는 여릿한 색채의 조합에 집중했다. 라일락, 더스티 로즈, 바이올렛, 샤르트뢰즈 등 오묘한 파스텔컬러 팔레트는 18세기 영국의 건축가 로버트 애덤이 지은 대저택, 케들스톤 홀의 대리석 방에서 영감을 받았다. 벽을 타고 굽이굽이 올라가는 장미와 프레스코화를 풍성하게 채우던 바다의 아름다운 색이 아이템 곳곳을 채웠고 대리석 문양에서 따온 메탈 스터드 역시 눈에 띄었다. 토마스 마이어가 심혈을 기울인 또 하나의 아이템은 바로 고객의 이니셜을 장식해 커스터마이즈하는 팔리오 (Palio) 토트백과 메가 사이즈 위켄더 (Weekender) 백. 무엇보다 국내 모델 정호연이 쇼의 오프닝을 장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스레 가슴이 벅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