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부터 버버리의 건재를 과시하며 브랜드를 이끌어온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마지막 쇼. 끝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을 만큼 그의 도약이 눈부신 컬렉션이었다. 버버리의 헤리티지가 어느 때보다 절묘하고 또 완벽하게 동시대적으로 변주되었다. 버버리 체크를 비롯해 페어아일 니트, 근위병의 유니폼, 훈장 모양 이어링 등 지극히 영국적이고 ‘버버리스러운’ 요소를 풍부하게 기반으로 삼았고 거기에 장난스러운 두들링 패턴, PVC 소재, 화이트 티셔츠, 타탄 체크 베이스볼 캡으로 젊은 감각을 적절히 버무렸다. 패션 피플이라면 누구나갖고싶어할이아이템들은쇼 다음 날 유혹하듯 쇼윈도에 걸렸고, 실제로 수많은사람이구매하면서 ‘시나우바이 나우’ 시스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편 쇼를 위해 최초로 개방된 약 2백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올드 세션 하우스에서 쇼 직후 사진전 를 개최했다. 크리스토퍼 베일리와 작가 루시 쿠마라무어, 사진가 알라스데어 맥렐란이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버버리라는 유서 깊은 브랜드의 감성과 위용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라는 수식에 걸맞은 행보를 펼치고 있는, 버버리가 지목한 차세대 디자이너에게 세간의 이목이 쏠릴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