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거리는 글리터 가루로 뒤덮인 자동차, 우편함과 지붕이 뒤죽박죽 놓인 쇼장은 혼란스러우면서도 일종의 통일성이 느껴졌다. 스튜어트 베버가 미국 문화를 해석하는 방식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93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스타일이 한데 어우러졌는데, 시대는 제각기 달랐지만 하나같이 미국에 뿌리를 뒀으니 말이다. 화제는 단연 키스 해링 재단과 협업해 선보인 제품이었다. 그의 그래피티를 담은 스웨터와 미디 드레스, 새틴 보머 재킷은 미국의 스트리트 아트가 태동하던 1980년대의 자유분방함을 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1970년대 브랜드의 아카이브에서 비롯한 메일박스 백은 컬렉션의 레트로 무드를 톡톡히 살렸다. 그간 베버가 즐겨 디자인한 바시티 재킷과 프레피 스타일 카디건, 카우보이 레더 재킷 외에도 눈여겨볼 제품이 있다면 바로 파티 무드를 물씬 풍기는 드레시한 옷들. 실크와 시퀸, 크리스털 장식 등 반짝이는 소재를 총망라한 슬립 드레스와 수트는 반짝이는 런웨이에서 ‘키라키라’ 앱에 버금가는 영롱한 빛을 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