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유돈 초이는 건축에서 컬렉션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가 건축한 소박하고 아름다운 별장, ‘E-1027’에 담긴 미학이 그의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미드센추리 모던 디자인이 연상되는 간결하면서도 유연한 실루엣의 옷이 컬렉션을 가득 채운 것. 자유자재로 절개를 더한 부드러운 소재의 팬츠 수트, 소매가 물결치는 셔츠, 어깨를 비대칭으로 디자인하거나 리본을 곳곳에 장식한 드레스로 별장의 여유로운 무드를 반영했다. 클래식한 체크와 비비드한 핑크, 오렌지, 겨자색 등을 조화롭게 매치한 것도 쇼를 풍성하게 만든 요인. 덱케와 협업한 원통형으로 디자인한 백, 프릴과 물결 모양 밴드를 장식한 슈즈 등 디자이너의 예술적 감각이 돋보인 액세서리도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