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법칙과 트렌드 대신 ‘나만의 세계’ 에 집중하고 싶다는 그의 말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컬렉션이었다. 줄줄이 쏟아낸 1백20여 벌의 룩에는 1970~80 년대 레트로 무드, 겹겹이 레이어드한 진주 목걸이, 홀로그램을 연상시키는 메탈 컬러와 무지갯빛 팔레트, 각종 곤충과 꽃 프린트, 코코 캐피탄과 합작한 로고 플레이, 몇 시즌 내내 주입하듯 미는 아시아 무드, 반짝이는 디테일 등 이번 시즌 역시 미켈레가 사랑해 마지않는 요소가 총동원됐으니까. 그중 1980년대 아이콘 엘튼 존에게 영감을 받은 로큰롤 무드와 바로크풍 요소를 좀 더 강조했다는 것 정도가 눈에 띄었다. 다만 미켈레가 추구하는 맥시멀리즘과 세계관이 너무도 확고해 지루하다는 혹평을 피하긴 힘들어 보였다. 그만의 참신한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