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모델이 아닌 다양한 인물을 런웨이에 올리는 건 요즘 젊은 디자이너들이 즐겨 취하는 방식이다.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으려는 의도인데, 마르케스 알메이다의 컬렉션에는 이번에도 그들이 캐스팅한 다양한 모델만큼이나 다채로운 키워드가 공존했다. 굵직한 맥락은 미국 웨스턴 문화와 오리엔탈리즘이 이루었고 나머지는 밀리터리, 1990년대, 로맨티시즘 등으로 채워졌다. 카우걸이 연상되는 라이더 재킷과 웨스턴 부츠, 젖소 패턴을 비롯해 동양적인 플라워 패턴과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가 공존했다. 신기한 건 이 모든 요소가 복잡해 보이면서도 절묘하게 어울렸다는 사실. 게다가 지난 시즌에 이어 아주 커머셜한 피스, 이를테면 극도로 정갈한 디자인의 테일러드 코트 같은 베이식한 아이템을 추가해 넘치는 아이디어와 균형을 이루게 하고자 했다. 머리 위로 열차가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소리를 사운드트랙 삼아 브릭레인의 다리 밑에서 감상한 그들의 쇼는 런던의 젊음을 오롯이 대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