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마리 카트란주는 완벽하게 동심으로 돌아갔다. 쇼에 앞서 자신이 1980 년대 태생이란 점을 강조한 그녀는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컬렉션으로 끌어들였다. 하마 비즈(hama beads), 레고, 풍선,색칠공부,실뜨기팔찌등보는순간 누구나 추억에 빠져들 요소가 가득했다. 풍선같이 부푼 실루엣의 스포티한 나일론 드레스가 컬렉션의 키 아이템으로 등장했는데, 색칠 공부가 연상되는 플라워 패턴을 디지털 프린팅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한편 당연히 디지털 프린트인 줄 알았던 레고나 하마 비즈는 가까이서 보니 일일이 소재에 덧붙여 장식한 것이었고, 제작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는 실뜨기 팔찌 모티프 드레스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교했다. 흥미로운 건 추억의 장난감을 주제로 퓨처리스틱 룩을 완성했고, 그것이 전혀 유치하거나 진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쇼를 보는 내내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집도하던 시절의 발렌시아가 컬렉션이 떠오르긴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