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요소를 조합해 비범한 것을 창조한다’는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의 철학은 여태껏 막스마라 하우스를 구축해온 중요한 기조임이 분명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쉬이 흔들리지 않고 꼿꼿이 그들만의 왕국을 건립한 막스마라는 새봄에도 그 모토를 이어갔다. 캐멀, 베이지, 블랙 컬러를 기본으로 1990년대 헬무트 랭을 오마주했다는 디자이너 이언 그리피스는 몸에 완벽하게 피트되는 팬츠 수트부터 로 데님, 오간자 드레스 등 우아한 룩을 줄줄이 선보였고 새롭게 변주된 로고를 레터링 프린트로 곳곳에 장식해 브랜드에 신선한 DNA를 더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엉덩이를 가릴 만큼 커다란 크로스 보디 백으로 포인트를 주는 센스까지! 쇼 노트에 쓰인 ‘보들레르적’ 시선과 ‘누벨바그’ 기법 등 온갖 난해한 단어를 차치하더라도, 막스마라의 헤리티지를 고수한 채 헬무트 랭보다 더 헬무트 랭다운 컬렉션을 선보인 이언 그리피스의 의도는 충실히 구현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