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툰과 팝아트를 이토록 감각적으로 (뻔하지 않게) 패션에 녹여내다니. 미우치아 프라다는 새봄에도 자신의 진가를 여지없이 발휘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에 세계적으로 점화된 페미니즘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는 개념 있는 발언까지! “세계, 특히 여성의 인권과 세상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녀는 1930 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활발히 활동하던 전 세계 여성 만화가와 망가 아티스트의 작품 프린트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했으며, 강인한 밀리터리 룩을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관전 포인트는 남성적인 테일러드 코트에 달콤한 사탕을 연상시키는 젬스톤을 붙이고 박시한 셔츠 원피스에 코믹 북 캐릭터(일본의 ‘오타쿠’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비롯해 지극히 만화적인 그림을 촘촘히 그려 넣어 딱 ‘프라다 걸’다운 컬렉션을 탄생시켰다는 사실. 거의 모든 룩에 매치된 그래픽 프린트 니삭스와 박쥐, 아프로헤어 보이 등 위트 있는 캐릭터를 표현한 플라스틱 이어링도 눈에 띄었다. 결론은?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의 진보적 성향과 천재적 감각의 조합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