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한다. 프린의 디자이너 부부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에 정치색을 담았다면 이번엔 두 딸을 생각하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우리는 계속 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디자이너들의 이런 믿음은 종교적인 모습으로 컬렉션에 담겼다. 흰색 거즈 보닛을 쓴 순백색 옷차림의 모델 가슴엔 붉은색 알파벳 ‘A’가 수놓여 있었는데, 소설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아 동시대 여성들의 권위로부터의 해방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런웨이에는 파스텔컬러와 섬세한 비즈 장식, 잔잔한 플라워 패턴으로 다채롭게 꾸민 아주 여리고 부드러워 보이는 비대칭 시스루 드레스가 줄지어 등장했다. 가장 여성스러운 것이 강하고 아름답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딸을 생각하는 디자이너 듀오의 페미니스트적 시각이 힘을 발휘한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