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폴로 경기, 가족 외에 랄프 로렌이 좋아하는 것을 꼽자면 단연 자동차 아닐까? 2017년 9월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로 자신의 차고지가 위치한 맨하튼 근처의 베드퍼드를 고른 데에도 이러한 영향이 컸다. 1938년산 부가티를 비롯한 페라리, 포르쉐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슈퍼카를 보관한 공간에 입이 떡 벌어지는 것도 잠시, 자동차의 매끈한 표면과 곡선 형태를 구현한 의상에 눈길을 빼앗겼다. 네일 톱코트를 바른 듯 반짝이는 하운드투스 패턴 슬립 드레스와 페이턴트 가죽 트렌치코트는 현란한 빈티지 카와 제대로 어우러졌고, 글렌 체크 뷔스티에와 점프수트, 모터사이클 재킷과 풍성한 튈 드레스는 드라이빙이 선사하는 여유로움을 가늠하기에 충분했다. ‘덕질’을 패션으로 승화한 디자이너 덕에 다음 날 매디슨 애비뉴 랄프 로렌 부티크에 걸린 의상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