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림, 베이지, 브라운. 올슨 자매가 봄을 떠올리며 구상한 컬러 리스트다. 언뜻 봐도 뛰어난 완성도의 싱글 버튼 코트와 울 베스트는 딱딱하기보다는 보디라인을 따라 유연하게 흐른다는 인상이 강했다. 오차 없는 테일러링의 아우터에서 편안한 감성까지 느껴지다니! “더없이 부드럽고 로맨틱한 의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올슨 자매의 심오한 의도를 담은30벌의룩대부분은바닥에닿을듯 길었으며 소재 본연의 느낌을 살린 흔적이 역력했다. 중간중간 등장한 메탈릭한 레더 코트와 피시넷 체인 후드도 멋졌지만, 컬렉션의 절정은 후반부의 이브닝 가운 시리즈에서 펼쳐졌다. 레드, 라일락, 더스티 핑크 컬러로 이어지는 잔잔한 호수의 물결처럼 찰랑이는 드레스 시리즈는 사랑스럽기 그지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