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뉴욕 스트리트 스타일을 떠올려보자. 다들 비슷비슷하게 입은 듯 보이지만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 한두 가지는 빠짐없이 갖춘 당시의 옷차림이 이번 시즌 티비 컬렉션의 근간이다. 반복해서 등장한 체크 패턴 테일러링 수트는 군더더기 없이 심플했지만, PVC 벨트로 포인트를 주거나 다른 굵기의 체크 패턴을 레이어링하는 식의 이색적인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브랜드의 아이코닉 피스로 자리 잡은 수트는 이후 데님과 리넨 소재로도 변주되었으며, 쇼 후반부는 1980년대 뉴욕의 애슬레틱 트렌드를 변형한 스포티한 의상으로 채웠다. 나일론 점프수트나 트랙 재킷, 고무줄 디테일을 살린 팬츠, 후드 셔츠 등등. 피날레에 이르러서 이러한 디테일은 페미닌한 러플 드레스로 재해석되었고, 이를 통해 여자들의 낮과 밤, 오피스와 파티를 두루 신경 쓰는 브랜드의 섬세함을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