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수스 베르사체는 어느덧 론칭 20년이 넘은 중견 브랜드다. 이는 다시 말해 탄탄한 아카이브가 브랜드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번 컬렉션은 많은 것이 아카이브에서 시작됐다. 로고를 확인하지 않아도 베르수스 베르사체임을 알 수 있는 벨트와 체인 패턴, 타이트한 티셔츠와 팬츠, 보디 콘셔스 드레스, 그물 소재, 버킷 햇이 바로 그 증거. 하지만 과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서 고루할 것이라 짐작하는 건 큰 오산이다. 극도로 날렵한 테일러링, 여러 가지 패턴과 소재를 조합한 감각적인 콜라주, 퓨처리스틱한 그래픽 프린트가 적절히 어우러졌으니! 섹슈얼한 스트리트 룩에 클래식한 체크 패턴을 활용한 점도 참신했다. 쇼가 끝난 후 젊음을 향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준 노장, 도나텔라 베르사체에게 박수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