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패션위크는 이번 시즌 유난히 작별을 고하는 디자이너가 많았다. 1980년부터 줄곧 브랜드를 이끌던 캐롤리나 헤레라가 현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패션계 모두가 아쉬워할 만한 이슈였다. 모마 미술관에서 진행된 컬렉션은 마치 지난 37년을 돌아보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다. 디자이너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화이트 셔츠와 블랙 스커트를 오프닝 룩으로 선정해 캐롤리나 헤레라를 오마주했고, 그녀가 즐겨 사용한 입체감 있는 깃털과 비즈 장식을 더한 드레스를 등장시켰다. 고양이 프린트와 플라워 프린트도 쇼의 볼거리였다. 마지막 순간 캐롤리나 헤레라 아틀리에의 모든 직원이 피날레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녀에게 경의를 표했고, 그 자리에 함께한 많은 관객은 패션 역사에 한 장면으로 기록될 세대교체의 순간을 목격한 듯 감격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