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혜성처럼 등장한 디자이너 시몽 포르트 자크뮈스는 이제 프랑스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쇼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몰려든 프레스와 강추위에도 쇼 티켓을 얻기 위해 현장을 무모하게 서성이는 팬들이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지난 시즌 패션위크가 끝난 후 모로코로 떠났으며, 그 지역의 모든 것에서 새 시즌 컬렉션의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슬립 드레스와 챙이 넓은 모자, 장식 하나 없이도 아름다운 티셔츠와 아름답게 드레이핑된 스커트를 보자 그를 감동시켰을 모로코의 이국적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룩은 대부분 아주 심플했지만(파리 패션위크의 모든 쇼 중에 어쩌면 옷들을 합한 무게가 가장 가벼울지도 모른다) 엄청난 존재감으로 그랑 팔레를 가득 채웠다. 프랑스 출신인 이 젊은 디자이너의 무한한 재능을 다시금 확인시킨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