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을 매개로 대중적인 레이블로 성장한 마르케스 알메이다. 아티스트 루이스 그레이와 합작해 탄생시킨 ‘Power Woman’, ‘Truth + Beauty’ 등 심도 깊은 레터링 프린트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시즌엔 ‘여성의 힘’을 주제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디자이너 듀오는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에서 세부적인 아이디어를 얻었고, 여기에 빅토리안 시대에 유행한 귀족의 가운부터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 1980년대의 프롬 드레스, 잭슨파이브의 무대의상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요소를 총동원해 쇼를 완성했다. 이런 디자이너들의 열정이 담긴 컬렉션은 런던의 힙스터들을 유혹하기 충분해 보인다. 무질서하게 흩뿌린 듯한 날염 패턴, 그래피티 프린트를 중심으로 벌룬 소매 오프숄더 톱이나 뷔스티에를 겹쳐 입은 듯한 티셔츠, 과감한 컷아웃이 돋보이는 니트 원피스, 큼직한 모터사이클 재킷 등 흥미로운 옷이 줄줄이 등장했으니까. 한 매체와 인터뷰하며 ‘17세 소녀부터 50세 할머니까지 두루 매료시킬 컬렉션’이라고 말한 마르타 마르케스의 이유 있는 자부심에 공감하게 되는 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