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필로토의 두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쾌락주의(Hedonism)에 경도된 듯 보였다. 이를 강조하듯 쇼는 전설의 나이트클럽, 트램프(Tramp)에서 펼쳐졌다. 지난 시즌 일본에 흠뻑 빠진 데 이어 이번엔 오스트리아, 페르시아 등 동유럽 국가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프린트 역시 흥미로웠다. 그 결과 데그라데 기법으로 완성한 오리엔탈 플로럴 패턴이며 독일 비더마이어 양식의 아트워크를 프린트한 자카드, 태피스트리 등 에스닉한 요소가 곳곳에 등장했다. 어딘지 모르게 퇴폐적인 분위기를 솔솔 풍기는 파자마 수트며 비대칭 프린지 드레스, 태슬 벨트로 포인트를 준 패치워크 퍼 코트도 쿨했다. 여기에 코럴, 캐러멜, 미드나이트 블루 등 신비로운 컬러 팔레트까지 가세했으니! 피터 필로토만의 방식으로 글램하게 재해석한 나이트 룩을 만끽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