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사진가 제시카 풀포드 돕슨(Jessica Fulford-Dobson)이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모습을 찍어 화제가 된 작품 ‘카불의 스케이트 걸(Skate Girls of Kabul)’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쇼엔 속옷 차림의 근육질 남성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런웨이를 활보했고 비쩍 마른 남자 모델들이 원피스 차림에 뮬을 신은 채 스케이트보드를 탔다. 새빨간 의자를 머리에 올리거나 기괴하게 부풀린 알록달록한 가발을 쓴 모델들은 키치한 말 프린트나 전원풍의 플로럴 패턴이 그려진 비대칭 실루엣의 룩을 입고 나타났다. 인도의 전통 모자인 간디 토피, 하렘팬츠, 카프탄 등 비비안 웨스트우드 쇼에 빠질 수 없는 에스닉한 아이템은 또 어떤가. 여느 때처럼 위트가 담긴 것을 넘어 기묘해 보이는 룩이 많았지만 점차 획일화되어가는 패션계 흐름에 굴하지 않고 이토록 발칙한 퍼포먼스를 기획하다니! 꽤 쿨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