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드 라 렌타와 톰 포드에서 인턴십을 경험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던 웨스 고든이 캐롤리나 헤레라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처음 선보인 컬렉션. 실력은 입증된 디자이너지만 캐롤리나 헤레라라는 브랜드에 비해 지나치게 젊은 그가 과연 어떤 옷을 보여줄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데뷔 컬렉션은 장소부터 심상치 않았다. 뉴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유물, 아트워크, 기록물을
보관하는 뉴욕역사협회. 장소에 걸맞게 캐롤리나 헤레라의 아카이브를 재해석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웨스 고든은 또래 여자친구들에게 어울릴 법한, 이제껏 본 적 없는 ‘캐롤리나 헤레라 걸’을 소개했다. 교복 같은 재킷, 허벅지를 드러낸 랩스커트와 폴카 도트 드레스는 다음 시즌 스트리트에서 볼 법한 룩이었다. 물론 캐롤리라 헤레라 특유의 고급스러움은 잃지 않았다. 기존 고객은 적잖이 놀랐겠지만, 에디터는 캐롤리나 헤레라의 새 시대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