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을 상징하던 펜디는 현재 세대교체를 감행하는 중이다. 젊은 세대를 사로잡는 방법으로 사용한 이번 시즌 컬렉션의 키워드는 유틸리티 백 그리고 로고. 투명한 PVC 재킷에 레더 포켓을 더한 오프닝 룩은 컬렉션의 주제를 명확하고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많은 소지품을 거뜬히 넣을 수 있는 커다란 포켓이 달린 옷이 이후에도 줄줄이 등장했는데 레더 아우터에도, 루스한 카고 팬츠와 실크 셔츠에도 어김없이 자리 잡았다. 펜디는 이번 시즌 가방 디자인에서 큰 변화를 시도했다.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는 인스타그램에서 10대들이 엄마의 바게트 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고 그들이 가방을 메는 방식에서 디자인을 착안했다. 그 결과 가방에 짧은 끈을 크로스로 메거나 벨트를 거꾸로 메고, 스트랩에 포켓을 여러 개 다는 등 새로운 형태의 백이 등장했다. 로고를 예상치 못한 곳에 배치하거나 양각으로 새긴 것도 대범한 변화였다. 펜디는 이처럼 기존 고객인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취향을 아우르는 컬렉션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