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파리 패션위크에 쏟아진 관심의 절반이 구찌를 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찌는 프랑스에서 받은 영감과 프랑스에 품은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파리에서 컬렉션을 진행했고, 프랑스 음악 예술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테아트르 르 팔라스를 쇼장으로 선정해 그 의미를 공고히 했다. 구찌가 그토록 강조하고자 한 새 시즌의 테마는 자유 연극의 한 형태인 ‘모순 극장(The Theatre of Contradictions)’. 레오 데 베라르디니스(Leo de Berardinis)와 페를라 페라갈로(Perla Peragallo)의 그로테스크한 단편영화, 화려하고 극적인 쇼피스 그리고 웅장하고 역사 깊은 장소가 한데 어우러진 쇼는 언제나 그렇듯 압도적이었다. 다음 시즌이면 구찌는 제자리로 돌아가 밀라노 패션위크의 서막을 열겠지만, 쇼를 보다 완벽하게 만들고자 한 미켈레의 의도는 침체한 파리 패션위크에 큰 자극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