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드 빈센조는 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컬렉션을 구상한다. 이번 시즌엔 캘리포니아에 사는 고모가 자신이 살던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시칠리아를 방문했을 때의 추억을 컬렉션 스토리로 선택했다. 파스텔컬러 로고 티셔츠와 폴로셔츠, 군데군데 더한 레인보 컬러 포인트는 미국에서, 그 위를 덮은 레이스와 볼드한 십자가 목걸이, 니하이 스타킹은 시칠리아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이다. 두 지역의 특색이 잘 어우러진 컬렉션 룩은 리얼 웨이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실용적인 옵션이 가득했다. 하지만 쇼가 끝난 후 기억에 남는 ‘강력한 한 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터. 단순히 입을 만하고 귀여운 옷이 아니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더한 파격적인 쇼피스가 없어 2퍼센트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