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뉴욕은 늘 덥다. 이듬해 여름 컬렉션을 보는 것이 전혀 이질적이지 않을 정도로. 그런데 이번에는 허리케인이 북상하며 매일 비가 오고 찬 바람이 불었다. 혹독한 부둣가 풍경과 달리 쇼장 안은 말 그대로 휴양지 같았다. 호주 출신 아티스트 크리스티나 짐펠의 작품이 오전에 이미 지친 손님들을 반겼다. 산뜻하기 그지없는 아트워크 앞에서 만난 그림처럼 예쁜 블랙핑크 리사, 1990년대 스타일의 벨보텀 팬츠와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 래시가드, 프린지가
너울대는 긴 숄더백과 머리에 질끈 묶은 실크 스카프.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컬렉션이었다. 마이클 코어스에게 칙칙함은 어울리지 않는다. 항상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을 간파하고 있는 듯하다. 마이클 코어스는 언젠가 패션이 질리면 리조트 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왠지 그 말에 믿음이 실리는 컬렉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