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을 앞두고 도착하는 인비테이션은 쇼의 주제를 암시하는 중요한 힌트다. 스케치할 때 쓰는 펜을 인비테이션으로 준비한 모스키노 컬렉션의 이번 시즌 주제는 1980년대 디자이너의 작업실에 대한 회상.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퍼프소매, 리본이 달린 원피스 등이 주를 이뤘고, 여기에 막 스케치한 듯한 드로잉 프린트를 입혔다. 컬렉션의 테마를 일차원적으로 표현한 핀 봉으로 만든 베레모나 천을 자르는 가위 모양의 드레스에서 제레미 스캇 특유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다. 모스키노 쇼의 상업성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지만 쇼는 쇼일 뿐! 각각의 제품은 매장에 걸렸을 때 의외로 웨어러블한 면모를 보여주고, H&M과 협업하는 등 주목할 만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보란 듯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펜으로 스케치한 듯한 디테일이 신인 디자이너 에다 짐니스(Edda Gimnes)의 작품과 유사해 표절 논란이 일었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쇼였다. 매 시즌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제레미 스캇의 독보적인 위트와 감각, 스타성에 그 누가 반기를 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