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브라운이 새롭게 창조한 예술 세계는 비교적 경쾌하다. 옐로, 핑크, 그린, 레드등 밝은색이 주를 이루고, 모델들의 얼굴을 감싼 가면들도 앙증맞은 디테일 덕에 전혀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톰 브라운이 이번 시즌 집중한 컨셉트는 마린. 스팽글로 한 땀 한 땀 수놓아 만든 닻 모티프부터 해양 경비요원을 연상시키는 호루라기 모양의 백, 낙서 같은 배 프린트, 먹음직스러운(!) 랍스터와 꽃게 패턴까지 새 시즌의 테마는 장황한 설명 없이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드러났다. 쇼가 후반부로 흘러가자 부피가 거대한 트위드 코트와 레이스업 디테일, 플리츠와 이제는 빼놓으면 섭섭한 강아지 모양 가방까지 등장해 ‘아티스트 톰 브라운’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켰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