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같은 무대에서 어느 정도 눈치챘지만 이번 시즌 사라 버튼은 자신의 고향 영국 북부의 원단 공장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첫 번째 룩이 이 컬렉션의 전체적인 무드를 정확하게 보여줬다. 오차 없는 재단의 수트 재킷에
더해진 바이어스 컷 스커트 장식, 원단 끝단에 고스란히 드러난 ‘메이드 인 잉글랜드’ 표기. 그녀는 “제 고향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훌륭한 원단, 장미 페스티벌, 소설가 브론테 자매, 시민 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에게서 영감을 받았죠”.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 같은 이 ‘키워드’들은 사라 버튼의 손에서 하나의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잘 재단한 수트와 커다란 스커트, 베틀의 바늘을 연상시키는 메탈 장식 드레스와 드라마틱한 오트 쿠튀르급 장미 드레스, 옷과 완벽히 상반되는 밑창이 두꺼운 부츠들까지. 지극히 ‘지금’을 대변하는 옷인 동시에 알렉산더 맥퀸의 정수를 표현한 컬렉션이었다. 그녀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재단 장인이자 진정한 로맨티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