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오랜 ‘덕후’인 에디터는 어딘가 구부정하면서도 여성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실루엣의 드레스, 스트리트풍 로큰롤 무드, 음침하면서도 로맨틱한 웨딩드레스에 열광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 안드레아스 크론탈러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컬렉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느슨한 셔츠와 라텍스 레깅스, 핑크색 스커트 수트, 비비안 웨스트우드 특유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트위드 셋업과 포장지를 마구 구겨놓은 것 같은 웨딩드레스 모두 에디터를, 쇼장을 찾은 오랜 팬들을 만족시키는 룩이었다. 꽤 실용적인 동시에 지극히 비비안 웨스트우드다웠던 컬렉션 영감의 원천은 그 어디도 아닌 프런트 로에 앉아 있었다. 안드레아스는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뛰어나가 비비안 웨스트우드에게 키스를 한 후 남은 런웨이를 함께 걸었다. 무한한 존경과 사랑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이쯤 되니 의미를 알 수 없던 안드레아스의 나체 ‘거울 셀카’ 인비테이션이 깨끗하게 잊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