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인 때문인지 최근 섹슈얼한 소재를 다루는 디자이너가 드물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케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 시즌 '섹스’를 주제로 컬렉션을 준비한다. 그렇다고 일차원적 에로티시즘에 천착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은 독특하게도 풍선 페티시를 가진 ‘루너’를 컬렉션의 주제로 삼았다. 컬렉션에는 ‘LOONER’라는 단어나 풍선 모양을 프린트한 드레스나 풍선이 연상되는 풍성한 실루엣의 옷으로 주제를 드러냈다. 주제는 낯설고 기괴할지라도 옷만큼은 달랐다. 과감한 컬러의 니트웨어부터 레이스 소재의 센슈얼한 드레스까지 데이웨어와 이브닝 웨어를 아우르는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다. 컬렉션을 더욱 돋보이게 한 건 액세서리. 반짝이는 크리스털 장식, 컬러풀한 액체가 들어 있는 백 등 20~30대 여성들의 마음을 앗을 만한 창의력 넘치는 아이템으로 쇼의 완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