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 디자이너들에게 인색한 파리 패션위크에 뜨겁게 급부상한 레이블 마린 세레. 업사이클링과 스포티즘, 이 두 가지 요소를 쿨하게 조합하는데 능한 그녀는 이번 시즌 ‘방사선'이란 주제로 흥미롭게 컬렉션을 풀어냈다. 환경오염으로 생긴 미세먼지와 기후 온난화 현상이 대두되는 현실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마린 세레는 쇼에 방독면까지 등장시켰다. “대재앙이 닥친 미래를 상상했어요. 2050년 힘겹게 살아남은 여인들이 주제죠.” 그 결과 마린 세레의 시그니처인 반달 프린트로 뒤덮인 보디수트, 장 폴 고티에의 역사적인 컬렉션에서 모티프를 딴 타탄 체크 스커트 수트가 등장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 퍼퍼 코트와 파카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발라클라바 마스크를 붙인 블랙 라이크라 드레스, 빈티지 주얼리 등 업사이클링한 것이 분명한 아이템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대중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꾸준히 업사이클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 과정마저 즐긴다는 마린 세레. 앞선 의식을 지닌 그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