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키노가 선택한 사운드트랙은 현금과 경품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TV 쇼 <더 프라이스 이즈 라이트>의 테마였다. 키치하게 짤랑거리는 배경음악과 번쩍이는 골드 주얼리, 풍성하게 볼륨을 넣은 1970년대식 레트로 헤어, 화려한 화폐 모티프의 패턴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 모스키노의 새 시즌 쇼는 브랜드 아카이브에서 다양한 모티프를 차용했다. 만화 캐릭터와 익살스러운 아기 곰, 세제 이미지 등이 그것. 옷은 물론이고 슈즈와 백에까지 프린트한 이미지들은 그야말로 ‘모스키노’ 그 자체였다. 그러나 브랜드가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일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현실을 살아가는 21세기 여성들이 이처럼 과장된 글램 룩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한 건 아닌지 우려하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