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탁월한 색채 감각을 보여주는 디자이너 록산다 일린칙은 이번엔 오묘한 빛에 집중한 듯했다. 쇼장에 설치한 컬러 아크릴 구조물은 빛에 반사돼 고운 모래에 영롱한 빛깔을 만들어냈다. 컬렉션은 예상대로 하얀 모래를 물들인 은은한 빛을 꼭 닮은 룩으로 채워졌다. 한껏 부풀린 펑퍼짐한 블라우스와 리본이 달린 원피스, 타조 깃털로 장식한 드레스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비즈니스 우먼이 좋아할 만한 수트와 코트, 월동 준비를 위한 패딩 아우터까지 실용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하나같이 채도 높은 컬러 팔레트의 컬렉션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질 정도. 이번 시즌 록산다 컬렉션에서 만난 오색 옷이라면 우중충한 날씨가 잦은 런던의 가을을 한층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