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쇼 직전 인터뷰를 통해 인스타그램 속 자신의 모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대인의 단상이 그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그 같은 고민을 풀어낼 수단으로 불완전함을 대표하는 1990 년대의 그런지 룩을 선택했고, 오래돼 절로 찢어진 듯한 컷아웃 디테일과 지저분하게 풀어헤친 머리, 레트로
스타일의 뷔스티에를 선보였다. 이뿐 아니라 골드, 옐로, 블루, 핑크, 오렌지 등 화려한 색채와 실키한 소재, 섬세한 레이스와 고전주의 문양을 절묘하게 조화해내며 브랜드의 상징인 글램과 럭셔리 무드 또한 놓치지 않고 담아냈다. 여전히 공감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슬립 드레스와 재킷이 특히 눈에 띈 새 시즌 컬렉션은 최근 수년간 보아온 베르사체의 쇼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