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컬렉션부터 ‘미국다운’ 것에 매료된 알렉산더 왕. 이번에는 미국 패션을 정의한 상징적인 인물을 떠올렸다. 캘빈 클라인, 랄프 로렌, 도나 카란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미국의 패션 그리고 디자이너들의 영광스러운 과거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던 것 같다. 쇼는 도나 카란의 초창기 컬렉션을 떠올리게 하는 파워 숄더 아우터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등장한 로고 티셔츠와 1990년대를 풍미한 워싱 데님 웨어 등 캘빈 클라인의 시그니처 룩과 랄프 로렌의 코듀로이 점퍼, 성조기 니트 톱이 뒤를 이었다. 놀라운 점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세 브랜드를 소재로 통일감을 부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쇼를 보고 나니 어쩐지 알렉산더 왕이라면 아이코닉한 세 인물의 뒤를 잇기에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렉산더 왕의 강력한 아이덴티티와 미국 문화를 다시금 상기시킨 놀라운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