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장에 도착했을 때, 예상했던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캐롤리나 헤레라 쇼장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다. 바네사 허진스, 칼리 클로스 등 초대된 셀럽 리스트만 봐도 활기차고 젊은 분위기가 단번에 느껴졌으니까. 새로운 수장이 된 디자이너 웨스 고든은 캐롤리나 헤레라가 젊은 세대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임을 알리며 첫 시즌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엔 브랜드를 철저히 분석한 후 자신의 색을 입혔다. 캘리포니아의 온갖 꽃이 만발한 꽃밭에서 영감 받은 그의 드레스들은 실루엣은 익숙했지만 밝은 컬러를 더해 한층 젊고 과감해졌다. 흐드러지게 핀 색색의 봄꽃이 떠오르는 드레스들이 펼쳐졌고, 이 모든 드레스가 다음 시즌 메트로폴리탄 갈라용 드레스가 될 것이 자명해 보였다. 젊은 디자이너의 감각을 가감 없이 더해 젊은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 법한 캐롤리나 헤레라의 새로운 시대는 안정권에 들어선 듯 보였다. 은퇴한 후 프런트로에 앉아 쇼를 지켜보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도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