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자이너 스튜어트 베버는 미국의 정서에 심취한 듯하다. 뉴욕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가봤을 법한 하이라인 파크에서 열린 코치 1941 쇼는 장소의 영향을 받은 때문인지 젊고 에너제틱한 무드가 가득했다. 줄곧 빈티지한 스타일을 고수하던 디자이너는 방향을 조금 바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1980년대 무드를 코치 1941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가죽의 명가답게 가죽 소재의 코트와 라이더 재킷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어두운 색이 대부분이던 기존 컬렉션과 달리 밝고 선명한 색채로 구성해 이전과 확연히 다른 신선한 기운이 느껴졌다. <인터뷰> 매거진의 표지 작업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리처드 번스타인의 팝 일러스트를 활용한 룩 역시 쿨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한편 지난 78년간 이어온 브랜드 역사를 돌아보며 재해석한 78개의 가방을 선보인 것은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을 아우르려는 스튜어트 베버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