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메를 처음 접한 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정식 컬렉션보다는 인스타그램에서 명성을 얻는 브랜드가 많은 요즘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브랜드 특유의 자극적인 스타일링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디자인에 물려 있었다. 그러던 중 드로메의 지적이고 세련된 룩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너무 크지도, 슬림하지도 않은 핏의 가죽 코트나 1980년대 스키복을 연상케 하는 보머 재킷처럼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는 옷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2020 S/S 시즌의 오프닝 룩은 마치 실크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 가죽 슬립 드레스다. 옅은 베이지에 브라운 라인을 트리밍한 슬립 드레스는 섹시하면서도 도도해 보였다. 그 뒤로 편하게 입기 좋은 스카프 블라우스와 가죽 와이드 팬츠, 파자마 같은 실크 수트가 연이어 등장했다. 모두 매력적이지만 이 브랜드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가죽이다. 이번 시즌에도 역시 가죽 미니드레스, 아우터, 팬츠 등을 가장 갖고 싶었다. 아직은 판매처가 많지 않아 아쉽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곧 다양한 편집숍에서 드로메 컬렉션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